• 산업동향
  • 글로벌 시대의 선두주자 한국AI스마트홈산업협회
 제목  [매터 인증①] 정체된 스마트홈 생태계 ‘매터 표준’으로 활성화 모색
 작성일  2025-03-10

타 브랜드 제품 간 연동 불가로 활용도 낮고 보안도 불안…대안으로 ‘매터’ 표준 제시

다른 공급업체 간 사물인터넷(IoT) 호환성 문제는 완전한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데 걸림돌이었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가 속한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는 스마트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통합 연결 표준 ‘매터(Matter)’를 개발하고 관련 인증제를 내놓았다. 제품의 호환성과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고, 민감 정보를 탈취하는 불법적 접근을 차단하는 보안성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해외에서는 여러 제품에 탑재된 매터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증을 위해 해외 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애로사항으로 확산이 어려웠다. 지난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매터 국제 공인시험인증소를 개소하고, 드림시큐리티가 매터 기기 증명 최상위 인증기관 자격을 취득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간편히 매터 제품을 출시하는 길이 열렸다. 매터 인증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국내외 시장 상황은 어떠한지 들여다본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은 센서, 통신 기능으로 각종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는 케빈 애슈턴(Kevin Ashton)이 1999년 P&G에서 근무하던 시절 처음 제안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1999년 당시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애슈턴은 상품에 무선 마이크로칩(radio microchip)을 장착함으로써 재고를 유지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이를 임원진에게 인터넷과 ‘사물(Things)’이라는 단어를 결합해 소개했다.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그는 이후 P&G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IoT 연구에 매진했다.

초기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와 기타 센서를 사물에 탑재한 형태로 고안된 IoT는 다양한 통신 프로토콜을 접목하며 우리 일상으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이 매일 쓰는 스마트폰도 여러 연결 센서를 갖추고 있으며, RFID를 발전시킨 근거리 무선통신(NFC)은 출퇴근에 없어선 안 될 교통카드에 사용된다. 길을 찾을 때 쓰이는 GPS는 인터넷에 연결돼 실시간으로 상황 정보를 전달한다. 그 외에 스마트TV, 스마트냉장고 등 일상 모든 곳에 IoT가 퍼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IoT 간 결합으로 지능형 스마트홈 구현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알아서 커튼이 젖혀지고 전등에 불이 들어오고 에어컨이 켜진다. 우리가 꿈꾸는 지능형 스마트홈(Smart Home)의 모습이다. 스마트홈이란 주거 시설에 IT 기술을 융합, 더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을 가능케 하는 환경을 일컫는다.

스마트홈은 IoT 간 연계를 통해 구현된다. 단일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생활에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제어함으로써 구성할 수 있다. 가령 GPS 센서로 집 근처에 도착했음을 스마트폰이 감지하면, 이전에 설정해 둔 방식대로 가전이 알아서 작동하는 식이다.

스마트홈은 IT, 가전, 건설 등 여러 업계에서 주목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에서는 10년여 전부터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플랫폼, 허브 등을 내놓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스마트홈 시장에 활발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독 주택 거주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는 이미 스마트홈이 널리 쓰이고 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미국에서 1개 이상의 스마트홈 기기를 보유한 가구는 8,56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3년 기준 미국 가정에 설치된 스마트홈 관련 기기는 약 4억 3,260만 대였으며, 미국 전체 가구 19%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세탁기, 건조기 등 스마트 가전을 보유하고 있었다.


업체 간 호환성, 민감 정보 보안 등 과제 산적

스마트홈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대중이 자동화된 주거 환경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플랫폼 역할을 하는 앱과 몇몇 기기를 통해 스마트홈을 일부 경험할 수 있으나 모든 기기를 아우르는 원활한 연계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기기들의 공급업체가 다를 경우 서로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각 사의 제품 연동에 필요한 플랫폼을 별도로 만들어 왔다. 타사 제품을 특정 플랫폼에 연결하는 일은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하나의 스마트홈 체계를 구성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이 같은 폐쇄적 플랫폼은 자사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이었으나, 동시에 스마트홈 생태계 성장을 더디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스마트홈 기기 간 호환성은 사업 전략뿐 아니라 기술적 요인도 한몫했다. 업체들은 저전력, 데이터양을 고려해 스레드(Thread),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luetooth) 등 제각기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채택했다. 이는 제품 사이 상호운용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마트홈 생태계가 겪은 또 하나의 문제는 보안이다. 시장에는 스마트홈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IoT 제품이 나와 있는데, 이들은 대개 기능과 사용성에 중점을 두는 관계로 보안에 취약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카스퍼스키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IoT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은 약 1.5억 건에 달했다. 취약한 기기로 침투한 뒤 다른 기기로 공격을 이어가며 피해를 연쇄적으로 안길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스마트홈은 주거 환경과 결합하는 만큼 민감 정보를 다룰 가능성이 커 그 위험성은 더욱 높다.


‘매터 표준’으로 스마트홈 생태계 활성화 모색

업체들은 스마트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여러 방안을 고려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2년 설립된 ‘지그비 얼라이언스(ZigBee Aliance)’가 있다. 지그비 얼라이언스에는 통신 프로토콜 표준화를 목표로 수많은 기업이 참여했으며, 그 결과 ‘지그비(ZigBee)’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지그비는 다양한 프로토콜을 아우르며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2021년 지그비 얼라이언스는 ‘CSA’로 이름을 바꾸고 마침내 새로운 표준 프로토콜로 ‘매터(matter)’를 발표했다. 매터는 2019년경 발표된 초기 프로젝트명인 CHIP(Connected Home over IP; IP를 통해 연결된 집)에서 확인할 수 있듯, IP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애플리케이션 계층 연결 표준이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전송 계층에서 어떤 프로토콜을 사용하든 애플리케이션 계층에서 처리함으로써 기기를 다양한 플랫폼에 붙일 수 있는 밑바탕을 제공한다

매터는 높은 사용 편의성도 제공한다. 매터 표준이 없었을 때는 스마트홈 기기 연결을 위해 브랜드별 앱을 모두 설치하고, 그에 맞는 설정 과정도 별도로 거쳐야 했다. 이와 달리 매터 표준을 준수해 인증을 취득한 제품은 QR코드를 스캔하는 일만으로도 기기를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유했다. 매터는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매터 인증을 받은 제품에는 고유한 기기 증명 인증서(Device Attestation Certificates, DAC)가 부착된다. DAC는 기기 간 인증 과정에서 제품 증명 중간 인증서(Product Attestation Intermediate, PAI)로 서명된다. 이후 PAI는 다시 제품 증명 기관(Product Attestation Authority, PAA) 인증서와 관계한다.

요컨대 매터 인증 제품 간 통신에는 DAC, PAI, PAA 등 총 3개 인증서가 관련된다. 이에 더해 PAA는 CSA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분산 컴플라이언스 원장(Distributed Compliance Ledger, DCL)으로 관리된다. 매터 인증 제품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서너 겹으로 더해진 보안 장벽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기기 간 통신에 여러 차례 인증을 거침으로써 허가되지 않은 기기를 통한 침입을 차단해 안전한 스마트홈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지능형IoT팀 김기범 수석은 “매터는 스마트홈 기기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보안성을 향상한 프로토콜 표준”이라며 “서드파티(Third-party) 제품을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보안 수준을 높여 검증되지 않은 기기 연결을 차단해 사용자가 이전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원문(링크) : http://www.itdaily.kr/news/articleView.html?idxno=231422


  
이전글 실리콘랩스, 스마트 홈 애플리케이션 위한 무선 SoC 양산
다음글 KASH 뉴스레터_Vol.32 (2025.03.17 ~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