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TV사업 진출…연말 셋톱박스 출시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02-13
- 조회수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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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TV 사업에 뛰어든다. 직접 TV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 ‘인터넷 기반 TV 스트리밍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셋톱박스 형태의 IPTV와 VOD에 가까운 사업 방향이다.
에릭 휴거스 인텔 미디어 사업부 부사장은 ‘다이브인투미디어(Dive into Media)’ 행사에서 ‘인텔이 셋톱과 TV 콘텐츠 공급 비즈니스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스마트 셋톱 사업을 할 것이라는 소문은 계속 나왔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과 TV의 상관관계
휴거스 부사장은 애플, 넷플릭스, 구글, 영국 방송국 BBC 등에서 관련 인력을 충원해 왔다고 밝혔다. 휴거스 부사장 역시 인텔에서 미디어 그룹을 맡기 전까지 BBC에서 일한 바 있다. 인텔이 콘텐츠 공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인텔 미디어 사업부서의 방향성은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것과 관련된 사업’이다. 쉽게 말해 IPTV 방식의 셋톱박스 사업이다. 이 안에서 뭘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케이블TV와 VOD 그리고 훌루나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 등의 서비스를 아우르는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서비스를 연동해 케이블 TV와 방송 녹화 장비인 DVR(디지털 비디오 리코더)을 대체하는 통합 방송 서비스를 꾸리려는 심산이다.
인텔은 그간 TV 사업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 왔다. 인텔은 2010년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의 케이블모뎀 사업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이때부터 인텔이 TV 사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1세대 구글TV에 아톰 프로세서를 넣은 적 있었지만, 가격 문제로 2세대부터는 ARM 프로세서가 쓰였다.
지난해 3월 인텔은 셋톱박스용 아톰 프로세서인 ‘CE5300’을 발표한 바 있다. 인텔은 아톰을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제품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통합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CE5300은 고화질 영상과 3D 화면을 재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1월 열린 CES2013에서 인텔이 셋톱박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실제 제품이 나오진 않았다. 대신 셋톱박스에 의존하지 않고 칩셋 자체가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에 대해 슬쩍 흘린 바 있다. 이것이 TV 셋톱박스용 SoC인지, 인터넷에 연결된 인텔 PC로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확대한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인텔의 강점인 칩 기반 비즈니스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인텔캐피탈이 인수한 국내 기업 올라웍스의 얼굴인식 기술도 TV에 더해진다.
바이브 실패한 인텔, 왜 TV에 힘 쏟나
인텔이 TV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텔이 꽤 오랫동안 노력했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2005년 바이브(Viiv)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인텔의 특정 PC와 윈도우 미디어센터를 통합한 홈시어터 PC 규격이다.
하지만 인텔이 바이브 플랫폼을 접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텔이 그리던 그림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실용 홈시어터PC다 보니 디자인에 특화된 대기업 제품들이 주를 이뤘고, 값도 비쌌다. 또한 당시의 PC가 감당하기엔 윈도우 미디어센터가 너무 무거웠다. 무엇보다 이렇다 할 콘텐츠 사업자들이 뛰어들지 않았다. 판은 벌였지만 공급자도 이용자도 많지 않아 결국 사라지게 됐다.
이번 인터넷 TV 사업은 바이브와 관계가 없다. 사업부서 자체도 완전히 다르다.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사업이다. 인텔과 콘텐츠라…. 가만히 곱씹어보면 인텔이 왜 콘텐츠 공급 사업에 뛰어드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세상은 바이브를 출시한 시점과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에 대해 콘텐츠 사업자들의 인식도 달라졌을 뿐 아니라 굵직한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케이블 대신 인터넷 기반으로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자리를 잡게 되면 인텔은 그 안에서 끝단의 이용자가 쓸 수 있는 셋톱박스와 통신 모뎀을 공급할 수 있고, 한편으로 영상을 공급할 거대한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판매할 수 있다. 콘텐츠 그 자체로 수익을 내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 면에서 인텔의 TV사업 진출은 뜬금없다기보다는 오히려 늦은 셈이다. 구글은 모토로라 홈사업부를 인수하며 셋톱박스에 대한 공급권을 갖게 됐다. 이 유통력을 기반으로 구글TV의 영역을 넓힌다. 기본 검색광고 기반의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무료로 공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글의 키워드는 ‘검색’이다.
애플도 빠지지 않는다. 애플은 초기 음악 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 때 여느 MP3 플레이어들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아이튠즈라는 콘텐츠 유통센터를 만들었다. 아이팟은 아이튠즈를 모바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단말기다. 지난 4분기 애플 매출의 7%는 아이튠즈에서 이뤄졌다. 아이팟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애플의 콘텐츠 공급은 ‘하드웨어’와 관련 있다. 인텔은 서버 인프라와 셋톱박스를 통한 플랫폼을 염두에 둔다고 볼 수 있다.
인텔의 셋톱박스는 올해 말,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다른 서비스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콘텐츠 공급자 목록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인텔은 지난해 인수한 올라웍스의 얼굴인식 기술도 TV 사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TV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나이, 성별 등을 대상으로 로그인이나 연령별 서비스, 정확한 광고 대상을 선별하기 위한 기능이 덧붙을 전망이다.
TV 사업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인텔의 주식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