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영화·음악 감상하다 영상통화하는 게임기… TV를 거실의 컴퓨터로 만들겠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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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원' 통해 본 MS의 홈 엔터테인먼트 전략
거실 소파에 앉아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갑자기 TV 화면의 상단에 '친구 ○○○한테서 전화가 왔다'고 자막이 뜬다. "엑스박스, 통화 연결해줘(Xbox, answer call)"라고 말하자, TV 화면 오른쪽에 친구의 얼굴이 뜨고 영상 통화를 한다. TV 채널을 바꿀 때는 "엑스박스, CNN 보자(Xbox, watch CNN)"고 하면 CNN으로 채널이 바뀐다. 영화를 보고 싶을 땐 "엑스박스, 넷플릭스로 가자(Xbox, go to Netflix)"고 말하면, TV 화면에 인터넷 영화 사이트인 넷플릭스가 뜨고 영화를 골라서 감상할 수 있다.
- ▲ 필 해리슨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게임쇼 E3에서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원’을 소개하는 모습. MS는 22일 미국 등 13개국에서 엑스박스 원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블룸버그
엑스박스 원은 8000만대 이상 팔린 전작 '엑스박스 360'이 나온 지 8년 만에 등장한 신제품이다.
전문가들은 엑스박스 원의 출시를 계기로 거실을 차지하기 위한 IT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여 전화 통화로만 쓰이던 피처폰(일반폰)을 컴퓨터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으로 바꾼 것처럼, 엑스박스 원으로 거실의 핵심인 TV를 스마트TV로 변화시키는 게 MS의 목표라는 것이다. 엑스박스 원은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다른 전자기기와도 연결된다.
IT기업에 거실은 컴퓨터가 장악하지 못한 마지막 공간이다. 모바일 광고업체인 인모비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는 여가 시간에 주로 PC를 쓰거나(33%), 스마트폰·태블릿PC를 이용하거나(26%), TV를 시청한다(25%). 인간의 생활 속에 25%를 차지하는 TV만 아직 컴퓨터로 진화하지 못한 셈이다.
MS의 거실 전략의 핵심에는 엑스박스 라이브와 스카이프가 있다. 전 세계에서 4800만 명의 게이머가 이용하는 엑스박스 라이브는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게임을 구매하는 공간이다.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는 6억명 이상이 가입한 서비스. 엑스박스 원이 거실에 놓이는 순간,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이나 집 전화기를 찾아다니거나, 페이스북에 들어갈 필요가 없어지도록 한다는 것.
- ▲ ‘엑스박스 원’(가운데)과 음성·동작 인식 기기인 ‘키넥트’(위쪽), 콘트롤러(아래쪽)./MS 제공
MS의 홈 엔터테인먼트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엑스박스 원의 가격은 499달러로, 경쟁 제품인 소니의 게임기 PS4(399달러)보다 비싸다. '엑스박스=게임기'라는 인식의 강한 소비자들로선 소니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MS가 가격을 대폭 낮추기도 쉽지 않다. 엑스박스 원에 500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 등 워낙 많은 기능을 집어넣어 원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애플·구글과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한다. 애플은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 TV'를 판매하고 있다. TV에 연결해 각종 앱(응용프로그램)과 영화·드라마·음악·신문 등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기다. 별도의 기기를 사야 하는 부담 탓에 아직은 큰 호응을 못 받고 있다.
애플의 다음 단계 전략은 'iTV'(가칭)를 내놓고 직접 TV를 만들어 파는 것이다. iTV로 TV의 개념을 '방송을 시청하는 기기'에서 '거실의 컴퓨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애플이 최근 이스라엘의 동작인식 센서 개발업체인 '프라임센스'의 인수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라임센스는 작년에 TV에 동작 인식 기술을 접목한 신기술을 선보인 기업이다. TV 앞에 앉아 손을 좌우로 움직여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고, 손을 앞으로 밀면 재생된다. 손이 컴퓨터 마우스 기능을 하는 셈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주요 TV 제조사에 제공해 구글TV를 만들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TV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폰 전략을 똑같이 쓰려는 것. LG전자와 소니는 작년에 구글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세계 1위 TV 제조사 삼성전자가 구글TV를 만들지 않는 데다, LG전자·소니도 구글TV 제조·판매에 소극적이다. 구글이 중국의 제조업체와 손잡고 직접 구글TV를 만들어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